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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산재 맞지만 보험금 불허… 해외 파견직원 ‘노동법 사각’

언론보도

[세계일보] 산재 맞지만 보험금 불허… 해외 파견직원 ‘노동법 사각’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2&aid=0003591662

 

2021년 06월 17일, 세계일보에 노동법 사각지대에 몰려 있는 ‘해외 파견직원의 산재보상’에 관한 법무법인 마중 변호사님의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산재 맞지만 보험금 불허… 해외 파견직원 ‘노동법 사각’

 

중동서 주6일 하루9시간 일 60
공단 “업무상 질병 사망 인정하나
업주 별도 보험 가입 안해” 불승인
‘출장’ 인정 때만 국내 보험 효력
“현행법 개정해 파견직도 보호를”

 

지난해 5월, 국내 한 건설업체에서 20여년 근무한 이모(65)씨가 머나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아부다비의 공사 현장을 지휘하다 쓰러졌다. 그는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깨질 듯 한 증상을 호소하며 현지 국립의료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을 거뒀다. “아파서 잠깐 쉬어야겠다”는 전화 통화가 아내와의 마지막이었다. 이씨의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장마비였는데, 대표적인 과로사 원인 질환이다.

 

17일 노동계와 유족 등에 따르면, 2015년부터 사측 지시로 두바이 현장 반장 역할을 수행해 온 이씨는 과도한 업무량에 힘들어했고, 정신적 압박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한여름 평균 기온이 36도에 이르는 땡볕에서 하루 9시간씩 주 6일근무를 해왔다. 이씨를 포함한 현장 관리인력이 2∼3명밖에 안 돼 80명의 현지 직원들을 관리하기에 부담이 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씨를 돕던 과장급 직원마저 지난해 초 휴가 차 한국에 갔다가 코로나19 사태로 발이 묶이면서 이씨 업무가 가중됐다.

 

남편과 아버지를 황망하게 잃은 유족들은 이씨 사망 두 달 뒤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열 달이 지나서야 공단이 내놓은 답변은 ‘불승인’이었다.

 

공단 서울서초지사는 지난 4월 이 같은 결정을 내리면서 “이씨의 사인은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되지만 해외파견에 따른 별도의 보험가입을 하지 않아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행법은 사업주가 해외에서 하는 사업에 근로자를 파견할 경우, 공단 승인을 얻어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특례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임의규정이라 사업주가 가입하지 않으면 해외파견 근로자가 국내에서 보상 받을 길이 막힌다. 다만, 국내 사업장의 지휘·감독을 받는 ‘출장자’로 인정되면 보상이 가능하다. 공단은 이씨의 경우 국내 사업장이 아닌 현지 수급업체의 지휘를 받았다며 ‘파견자’로 판단했다.

 

유족 측은 해외 파견자의 산재는 막대한 보상책임이 따르는 점을 감안해 공단이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사업주가 이씨에게 월급을 지급했고, 휴가 및 근로내역을 관리했으며 총괄 책임자를 통해 직접 지시를 내렸음에도 ‘출장자’로 인정하지 않은 점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건을 대리한 법무법인 마중은 “대법원 판례에도 비슷한 사례에 대해 출장자로 인정하고 공단 결정을 뒤집은 경우가 있다”며 “공단 실무가 현주소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씨 사례처럼 산재법 ‘사각지대’에 놓인 근로자를 당국이 외면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현행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박대수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 측이 사업주의 보험 미가입을 이유로 해외파견 근로자의 산재신청을 불승인한 경우는 지난해 4건에 이어 올해에도 벌써 3건 이상으로 추정된다. 최근 해외파견 근로자를 산재보험 당연적용 대상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산재법 개정안을 발의한 박 의원은 “산재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해외파견 근로자 보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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